나의 페이스메이커 너의 뮤즈

 결혼하기 전에 등산을 같이 해보라고 했다.당시에는 등반을 내 의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굳이 그 힘든 일을 미리 함께 해야 할까 생각했다.

연애를 시작한 지 997일째 되던 날 우리는 청계산에 올랐다. 시험 준비 덕분에 알게 된 나의 저질 체력과 앞으로 남은 기간 녹초가 되지 말자고 내가 먼저 제안했다.

산행을 계획하기 전에도 보문사에 갔었다. 그리고 6일 동안 근육통에 시달렸다. 말을 바꾸고 싶었지만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버킷리스트여서 도전했다.

금요일 아침 남편은 건강검진을 받고 왔다.우리들은 11시에 집을 나와 더운날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가볍게 말할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계산이 쉬운 코스 아닌가요? 사람들이 외출 겸 나가니까 핸드폰이 들어갈 가방이랑 물 1개를 들고 왔는데 왜 다들 전문 가방을 들고 가는 줄 알았어.

등산로를 확인한 지 정확히 5분 뒤 나는 말할 힘이 없어졌다. 머리는 계속 굴러.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목표 정상은 매봉에서 옥녀봉으로 시선을 낮춘 상태였다. 5분 만에 힘들다는 말도 못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남편은 자꾸 말을 건다. 눈물이 날 것 같다.

블로그에 이렇게 돌산이란 말은 없었고, 계단이 많다고만 했는데 돌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돌 사이에 곤충을 죽일뻔해서 다시 놀라고, 어쨌든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그 때 내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 괜찮아, 힘들면 말하고 내려가면 돼!남편은 이렇게 말하며 역시 내 뒤에서 나를 돌보며 올라왔다. 그 문장은 줄곧 내 입 안을 맴돌았다. 언제 얘기하지? 등산=눈치 게임이 되어 버렸다.

근데... 애들도 어르신들도 다 올라갔어 내려왔는데... 한편 나도 화가 나서 지금 내려가면 다시는 산에 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첫 휴게소에서 여기까지 하고 내릴까 했는데 겨우 30분 정도였어. 쓴웃음이 나왔으니 잠시 쉬었다가 올라가자는 말을 내가 먼저 했다. 학습을 못한 나의 입ㅋㅋㅋ

그렇게 우리는 내 페이스에 맞춰서 걸어. 중간중간에 남편은 거의 다 왔어! 300m만 가면 돼!"를 외치며 난 들떠있어!! 근데.. 이정표에는 800m..? 남편이 있다. 남편은 '높이 300m'라고 헛소리를 한다.

23 왔는데 멈출 수도 없고, 그러니까 끝까지 올라가는 건가 싶었다. 옥녀봉으로 가는 마지막 길은 달콤했다. 너무 달아서 발가락을 돌에 붙이고 말았다. 끝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몸으로 배운다.

한참을 둘러본 뒤 어느 길로 내려갈까 고민했다. 과천 가는 길도 있고 매봉 들렀다가 내리는 길도 있었지만 첫마디에 배가 부를 수 없으니 같은 길로 내리자고 했다.

이렇게 내려가는데... 뭐야?내려가는 속도는 대부분 LTE급이었다. 이번엔 남편이 앞서가며 길을 가르쳐준다. 내리막길은 좀 더 조심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한다. 말 잘 들으면서 내려가도 한참 엉터리 생각하다가 미끄러질 뻔했던 나란 사람... 수고했어 남편이!

옥녀봉 곧 도착했을 때 바람길이라 너무 좋았어!!!

힘들다는 말 한마디, 내색 없이 2시간 반 동안 함께 등산을 했다. 배터리 30%를 채우고 10%가 되면 다시 채워야 할 내 체력을 묵묵히 뒤에서 지켜준 내 페이스메이커!

나는 남편의 페이스메이커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 나는 에너지 다걸기(올인) 스타일이라 스스로 조절하는 것도 아직 어렵다. 나는 남편의 뮤즈가 아닌가!? 둘이서 이야기를 하면 영감이 오고 처음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새로운 경험을 언제나 선물한다. 그것이 나의 기쁨!

옥녀봉에서 본 과천경마공원 나중에 거기도 가보자!

내려가는 길에 보이던 운동하는 곳 이곳저곳 내려갈 때 들려. 마음의 여유가 넘친다는 증거야!
6월은 능조꽃의 계절이야!
등산 후 낮술 제가 이거 눈에 등산했나 봐요?!
좋은 날이었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서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며 잘 맞는다고 느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다를 뿐이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할 수 있다고 느낀다.
역동적이던 날 처음 등반했다고 옥녀봉 정상에 올라 나는 온몸을 칭찬했다. 남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혼자 킬킬거렸다.어쨌든 매봉을 목표로 우리는 다시 도전한다. 나의 버킷리스트가 다시 완성되어간다 시험이 끝나면 버킷리스트를 대대적으로 고쳐야 한다. 생각만 해도 설레는 6월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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